입학팀

저희 아들은 대구 달성군의 포산고등학교라는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유치원 때부터 다른 어느 과목보다 수학과 과학을 유난히 좋아하던 아이입니다.
중학교 2학년 가을부터 인공지능에 빠졌고, 오로지 미래 희망은 인공지능 개발 쪽에 있다고 하더군요.
고교 1학년과 2학년 1학기까지는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인, 고교 2학년 2학기에 번아웃에 빠지게 되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치르지 못하여
거의 꼴찌가 되었습니다.
인공지능이 꿈인 저희 아이가 포스텍에 진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겠습니까?

(상세 설명)
저희 아이는 꿈이란 것이 없었습니다.
중학교까지도 거의 게임에 빠져 살았습니다.
성적만 상위권을 유지한 채로…

중2 가을에 도서관에서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를 읽고 난 후,
이 책을 사더군요. 그리고는 진화론, 다중우주론, 이기적유전자 등 과학에 빠지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다가는 어느날 과고를 가서 포스텍이나 카이스트를 거쳐
인공지능 연구를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이미 다른 애들은 과고 진학을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선행학습을 해 왔다는데…

정말 열심히 하였는데도 결국 과고는 대구영재고, 대구과고 모두 불합격되었습니다.
특히 우리 아이는 수학을 좋아했고, 중 2학년 1학기 수학 그룹과제물 성적이 안 좋았던 것이 문제였었습니다.
그리곤, 열심히 공부를 해야겠다고 하며 포산고로 진학했습니다.

입학 배치고사 때 거의 꼴찌에 가깝던 아이가
이제까지 본적 없던 열정을 줄기차게 보이기 시작하더니
1학년 내내 거의 최상위권을 유지하더군요.
2학년 1학기도 비슷했습니다.
아시다시피 포산고는 중학교 상위권 아이들이 모인 곳이어서 조금만 시험을 못 치면
바로 하위권으로 내려가는 학교입니다.

하지만, 그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자신을 너무 채근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부모도 모르게 아이가 볼펜으로 자기 팔을 찔러가며 공부를 하고,
자신을 태우듯이 공부를 하더니,
2학년 2학기부터는 기진맥진하면서 공부를 힘들어하더군요.
그리곤, 중간고사 기말고사 모두 시험을 치르지 못하여 올 D를 받아 버렸습니다.

긴시간, 자신을 채근만 한 것이 화근이었음을 이제야 깨닫고
미래의 먼 꿈 뿐 아니라, 자신의 현재의 행복 또한 중요함을 이제 느끼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아가면서도 아직도 자신은 인공지능이 탄생하기까지는 그 꿈을 놓지 않을 거라고,
인공지능이 인간세상에 도움이 되게 할 것이라고,
최초의 강인공지능의 열쇠를 자신이 쥐고 싶다고,
이번주에도 학교 기숙사에서 번아웃과 싸우며, 공부하고 있을 아이의 모습이
부모로서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포스텍 사정관님께 여쭙고 싶은 것은 이것입니다.
인공지능이 꿈인 저희 아이가 포스텍에 진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겠습니까?

인공지능만이 꿈이라며 모든 것을 인공지능에 걸겠다고 하던 아이가
스스로 팔을 볼펜으로 찔러가며 잠을 이겨가며 공부하던 것,
포산고 자공고 폐지와 학교의 분위기 변화 등을 겪으며
번아웃에 빠지고,
2학년 2학기 성적이 올 D가 되어 버렸지만,

저희 아이는 여전히 포스텍으로 가서 인공지능에 미래를 걸어보고 싶다고 합니다.

인공지능이 꿈인 저희 아이가 포스텍에 진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겠습니까?

물론 가능성입니다. 사정관님은 잘 아실 것으로 생각되어 여쭈오니
바쁘시겠지만, 감사하게, 답변을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